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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기타/그냥 잡담 등등

4. The Doer - Sumant Sinha, India

by 하악화학 2024.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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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겨울 한복판에 있는 1월의 이른 오후였지만 파바가다의 태양은 쉴 새 없이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필자는 도로와 공사 현장을 둘러싼 철조망 사이의 좁은 땅 위에 서 있었습니다. 제 뒤로는 Maersk와 한진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진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들이 먼지 폭풍을 일으키며 끊임없이 엔진 소리를 내며 현지 농부 스리니바스의 목소리를 덮었습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이 땅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가장 가까운 간선도로에서 몇 킬로미터 정도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날, 스리니바스와 저는 에어컨이 있는 승용차를 타고 매끄러운 아스팔트 도로를 달려서 여기로 왔습니다. 이 도로는 우리가 방문하게 된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중 하나 이면서도 최신 설비였습니다.

 

인도의 기술 중심지인 벵갈루루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파바가다 태양광 발전소는 축구장 6,000개 크기인 13,000에이커에 달하는 면적에 2,000MW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력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인구 300만 규모의 인도 도시가 1년간 필요로 하는 전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용량입니다. 2016년부터 인도 정부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해 스리니바스를 비롯한 농가로부터 토지를 임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리나바스는 깔끔하게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 수평선까지 뻗어 있는 공사 현장을 가리키며 이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농업 대출로 거액의 빚을 진 수백 명의 농부들이 허공을 보며, 멍때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대료 수입이 없었다면 '딸들을 대학에 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Srinivas"는 털어놓았습니다. 세 딸을 둔 쉰 살의 아버지는 조금 구겨진 흰색 셔츠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의 이마에는 저와 마찬가지로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습니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딸들이 커서 농부가 되지 않고,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기회를 얻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말해주었습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차를 타고 가면서 이 지역 농부들의 고민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벵갈루루에서 파바가다로 차를 몰고 이동하자 키 큰 나무와 녹지가 관목과 선인장이 흩어져 있는 넓은 땅으로 바뀌었습니다. 남부 대도시인 벵갈루루는 열대 사바나 기후로 인해, 인도의 정원이라는 별명의 바탕이 되는 넓은 녹지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파바가다는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긴 하지만,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일 년 내내 덥거나 매우 더운 준건조 지대입니다.

 

이곳의 농부들은 가뭄에 익숙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가뭄이 더 심각해졌습니다.1 많은 현지 농부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땅을 경작해왔지만 이렇게 장기간 지속되는 가뭄을 본 적은 없었습니다. 농부들은 물 공급이 줄어드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땅콩과 노란 렌틸콩을 재배하는 방식으로, 나름 노력해 왔습니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지하수를 파서 관개용수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그 지하수마저도 잘 나오지 않아서,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습니다. 많은 우물이 말라버렸고 지하수를 확충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역 교육 자선 단체인 툼쿠르 과학 센터의 고문 예티라즈는 '조만간 기후 변화가 이 땅을 불모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리니바스와 예티라즈는 인도 남부의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속한 카스트, 아버지의 이름, 가족의 출신 마을 이름 등 자신의 전체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했습니다. 이는 긴 이름을 계속 쓰지 않아도 된다는 실용적인 이유 말고도,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러한 작명 관습은 해당 지역 사람들이 출신지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므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농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광활한 땅이 휴경지로 변하면서 삶의 터전을 잃고 있습니다. 생산적인 땅을 가꾸며 살아온 수십 년의 세월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2017년 연구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기후 변화와 관련된 농작물 흉작으로 인해 거의 6만 명의 인도 농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2 전 세계 농지의 건조는 지구 온난화가 1도씩 진행될 때마다 가속화될 것이며, 그 수치는 빠르 가속화 된다고 합니다.3 이는 기후 변화의 악영향을,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이 더 심각하게 느끼는 여러 사례 중 하나입니다.

 

모든 농부들을 도울 수 있는 단 하나의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Srinivas"와 같이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이 실현되려면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이, 매일 국민에게 공급되는 무한한 태양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법 규정이 필요합니다.

 

인도는 미국처럼 태양광 셀을 발명하지도 않고, 중국처럼 대규모로 생산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에 시작된 인도의 태양광 붐은 태양광 발전의 잠재력이 풍부한 다른 열대 국가들에게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인도는 일본이나 호주와 같은 부유한 국가들 수준의 재정적 여력은 없습니다. 인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인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겠습니다.

 

*열대 국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최악의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리니바스가 조상들의 땅을 지켜낼 수 있었던 이유는, 2015년 약 5,000마일(약 8000km) 떨어진 곳에서 내려진 결정 덕분입니다. 그해 195개국이 파리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가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최악의 재앙을 막고자 하는 목표에 서명함으로써, 과거에는 어떤 환경 협약도 달성하지 못한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협정이 체결되던 해, 인도는 글로벌 무대에서 야심 찬 선언을 통해 2022년까지 10만 MW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알렸습니다. 당시 인도의 태양광 발전 설치량은 5,000MW 미만이었는데,4 대략 보면, 7년 이내에 태양광 발전 설치를 당시의 20배로 확대할 계획이라는 뜻입니다. 지금은 태양광이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장 저렴한 전력 공급원이 되었지만, 인도가 목표를 설정할 당시만 해도 태양광이 다른 에너지원 대비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정부 보조금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재생에너지 목표를 설정하면서 인도는 글로벌 기후 문제에 대한 기여도가 적더라도, 세계 기후 외교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화석 연료 관련 이산화탄소 총량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의 8분의 1 수준 이었습니다.5 인도가 2050년까지 미국과 함께 순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면, 인도의 글로벌 온실가스 총 기여도는 미국의 5분의 1이 됩니다.6 이 비교는 절대 배출 누적량을 기준으로 한 수치입니다. 인도의 인구가 미국 인구의 4배가 넘기 때문에, 1인당 배출량을 고려하면 인도에 더 유리하게 계산됩니다.

 

1메가와트의 태양광 발전에는 일반적으로 6에이커(약 25000 m2)이상의 토지가 필요합니다. 인구 밀도가 높은 인도에서 인도 정부는 필요한 토지의 대부분을 개인 소유주나 농부로부터 매입하거나 임대해야 했습니다. "Srinivas"와 같은 수백 명의 농부들에게, 연간 임대료는 농업 소득 손실을 완전히 보상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어려운 생활을 완화하는 안정적이고 괜찮은 수입원을 제공합니다.

 

파리 협정에 대한 일반적인 대중의 인식은, 정부 간의 모호한 합의라는 것입니다. 미국이 기후 변화 부정론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갑자기 협정에서 탈퇴하는 등 일부 국가는 약속에서 빠져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약속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과학적, 경제적, 사회적, 도덕적 근거가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몇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파리 협정은 기후 행동을 위한 진정한 추진력을 만들어냈고, 세상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성과는 각국 정부가 마침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필요한 해결책을 확대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민간 기업에 보낸 것입니다. 파리의 세계 지도자들이 파바가다의 스리니바스를 인도 정책에 연결한 겁니다.

 

"이것이 바로 파리협정의 아름다움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분석가이자 인도 싱크탱크인 에너지 및 자원연구소의 전 연구원 토마스 스펜서(Thomas Spencer)는 말합니다.7 "파리협정의 강점 중 하나는 약점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행동 수단에 호소하고 방향만 제시할 뿐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추진력의 이면에 있는 더 큰 동력은 현실성입니다.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이 예측해 온 많은 끔찍한 예측이 현실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재보험사 Munich Re에 따르면 2020년에는 980건에 달하는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등 그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8 이러한 재해로 인해 세계 경제에 2,10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습니다.9 1980년대에는 홍수, 가뭄, 산불, 폭풍의 발생 건수가 매년 300건 정도였으며 피해 규모는 평균적으로 훨씬 적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이러한 재해의 영향은 자연 변동성만으로 발생하는 것보다 더 심각해졌습니다. 전 세계가 계속해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한 이러한 재난으로 인한 피해는 계속 증가할 것이며, 정부와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혼란과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정적으로, 과학자들은 이제 특정 기상이변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를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2021년 여름, 북미 서해안을 강타한 엄청난 폭염으로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십 년 전까지의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일주일 뒤에,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없었다면 이 같은 폭염 강도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10 2022년 파키스탄의 3분의 1이 대홍수로 물에 잠겼을 때 과학 단체인 World Weather Attribution은 기후 변화가 극심한 강우를 증가시켜 홍수 발생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 주장했습니다.11

 

파바가다의 가뭄이 악화되면서 빚을 갚지 못하거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농부들이 늘고 있습니다. 농부들이 가장 먼저 의지하는 것은 정부가 보증하는 농작물 보험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전국적으로 점점 보험금 청구가 더 많이 접수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바가다의 태양광 발전소와 같은 기회는 정부가 농민을 지원해야 할 책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각 가계의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절감액만으로는, 현금이 부족한 인도 정부가 "Srinivas"의 토지를 임대하고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부는 또한 파바가다 태양광 발전소의 약 15%를 건설한 Sumant Sinha와 같은 기업가들이 필요했습니다. 이들은 민간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정부와 함께 태양광 발전 사업을 장기간에 걸쳐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만듭니다.

 

태양광 발전소가 완공되기 약 10년 전, Sinha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자본을 지원받아 ReNew Power를 설립했습니다. 그 이후로 그는 좋은 사업, 특히 신기술을 도입하는 사업을 운영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재생 에너지 회사를 세웠습니다.

 

Goldman Sachs는 인도 재생에너지에 투자한 경험이 전무했습니다. 하지만 Sinha라는 험난한 바다를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인도 최대 풍력 에너지 회사였던 Suzlon에서 최고 운영 책임자로 일했던 그는 재생 에너지 분야의 업무 수행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전에는 인도 최대 대기업 중 한 곳의 최고 재무 책임자로서 자금 관리 역량을 키웠습니다.12

 

Sinha는 간단한 사례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인도 경제는 연평균 약 7%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2008~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개발도상국은 일반적으로 경제가 확장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인도의 경우, 그 에너지는 대부분 석탄과 석유 연소 증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인도의 오염도가 가장 높은 화석 연료 소비는 2000년대 들어 70%나 증가했는데, 이는 지속이 불가능할 정도로 빠른 속도입니다.

 

다행히도 재생 에너지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낮아지고 있었고, 인도 정부는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했습니다. 인도는 이미 석유와 가스 소비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세계 5위의 석탄 매장량을 자랑하지만, 연소되는 양만큼 채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석탄 수입도 증가했습니다. 에너지 안보를 유지하고 무역 비용을 낮추려면 대체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태양광 발전이 추진력을 얻었지만 Sinha의 모험은 여전히 과감했습니다. 그가 ReNew Power를 설립한 2011년, 세계은행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인도는 134위로 중국(79위)보다 훨씬 낮았고 러시아(123위)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13 남아시아의 거대 국가인 인도는 부패와 적폐로 악명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업가들의 삶이 어렵지만 특히 국유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어렵습니다.

 

당시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민간 기업이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인도에서는 보조금을 약속했지만 보장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운송하는 국영 전력망 사업자와의 거래 문제도 있었습니다. 운영자는 도매 가격을 지급했고, 고객이 소비한 전력에 상응하는 소매 가격을 통해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력망 사업자들은 일부 전력 도난 사건과 정부 주도의 무상 지원 등으로 인해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Sinha와 같은 기업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할 위험이 커졌습니다.

 

제가 Sinha를 처음 만난 것은 2019년 9월, 뉴델리 외곽 구르가온에 있는 회사 본사에서였습니다. 당시 54세였던 그는 부드러운 말투에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 활기가 넘쳤습니다. 하지만 그가 기업가 정신을 갖게 된 경로는 험난했습니다.

 

젊은 시절, Sinha에게 성공가도는 정치였습니다. 그는 인도의 전 재무부 장관이자 외무부 장관이었던 Yashwant Sinha의 아들이자 전 재무부 차관이자 항공부 차관이었던 Jayant Sinha의 동생입니다. 하지만 막내인 Sinha에게 정치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델리에 있는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공학을, Columbia University에서 재무학을 공부한 그는 2008년 당시 인도 최대 풍력 터빈 제조업체였던 Suzlon Energy의 최고운영책임자로서 인도의 재생 에너지 붐에 앞장서게 되었습니다.

 

2007년 "Suzlon"의 시가총액은 500억 달러에 달했고, 다국적 대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는 인도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빛나는 사례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회사는 고객이 전 세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Suzlon의 순풍을 잠재웠고, 주가는 90% 이상 하락하며 회사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습니다.14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채를 상환할 방법을 고민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지출했고, Sinha는 배를 안정시키고 실수를 바로잡으려는 그의 시도가 내부의 저항에 부딪혔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인도의 재생 에너지 시장이 아니라 "Suzlon"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돈을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이제 자신이 직접 배를 이끌어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달은 "Sinha"는 2011년 1월에 "Renew Power"를 설립했습니다.

 

하지만 비극은 일찍 찾아왔습니다. 소규모 팀을 고용하고, 사업소개자료집을 만들고, 평생 모은 돈을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옵션을 구입하는 데 썼던 "Sinha"는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태인 망막 박리 증상을 겪게 되었습니다. 눈 수술 후 4주 동안 "Sinha"는 고개를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몸을 추스르고 일어섰지만 또 다른 장벽에 부딪혔습니다. 원래 ReNew는 6천만 달러를 모금하려고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도 스타트업에 수십만 달러 또는 수백만 달러를 초기 투자금으로 주는 것은, 벤처 캐피털에게는 너무 큰 금액이었습니다. 반대로 수억 달러를 투자하는 사모펀드 투자자들에게는 너무 적은 금액이었습니다.

 

30개 이상의 투자자로부터 거절을 당한 후, "Sinha"는 골드만삭스 투자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미국의 거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007년 포르투갈 전력 공급업체인 Energias de Portugal에 20억 달러 이상에 매각한 Horizon Wind Energy의 소유주였습니다.15 골드만은 재생에너지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신흥 경제국에 투자할 길을 찾고 있었고, 때마침 "Sinha"가 나타난 것입니다.

 

6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자 하는 사모펀드 투자자로서 골드만은 "Sinha"에게 회사를 위한 더 큰 계획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몇 달간의 밀고 당기기 끝에 골드만은 2억 달러를 투자해 ReNew 지분 과반수를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시 인도에서 재생 에너지 기업에 대한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였고, 아직 재생 에너지 발전소를 단 한 곳도 건설하지 않았던 "Sinha"에게는 큰 도박이었습니다.

 

*이후 몇 년에 걸쳐 2억 7,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한 후 기업 공개를 했습니다.

 

거액의 자본금을 확보한 "Sinha"는 인도 기업의 주요 문제인 높은 이자 비용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 은행의 기업 대출은 이자율이 10%가 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은 이 비싼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기술과 실행 모두에서 높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 Renew와 같은 기업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인도의 싱크탱크에서 근무하며 "Renew Power"에 자문을 제공했던 UN Energy의 프로그램 매니저 Kanika Chawla는 '"Sumant는 재생에너지가 기술만큼이나 금융의 문제라는 것을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 비용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100만 달러짜리 집을 사고 싶은데 50만 달러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나머지는 은행에서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저는 주택의 50% 지분을 소유하고 나머지 50%는 은행이 소유하게 됩니다. 양측이 동일한 위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미국 은행은 저에게 2%의 이자율(신용 상태가 좋다고 가정할 때)로 대출해 줄 것입니다.* 즉, 매년 1만 달러의 이자를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선불로 10만 달러만 구할 수 있고 은행에서 90만 달러를 빌려줘야 한다면 제 자기 자본은 10%에 불과합니다. 갑자기 은행은 저보다 훨씬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있기 때문에 더 높은 이자율, 즉 연간 5% 또는 45,000달러의 이자를 지불하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교훈은, 자기 자본이 높을수록 이자를 적게 지불할 수 있고 따라서 자본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이자율이 최저 수준이었던 2010년대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팬데믹과 에너지 경색 이후 금리는 상승했고, 현재 미국에서는 위의 예 보다 금리가 높아졌으며 인도에서는 더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같은 시나리오라도 인도 은행이 10% 이상의 훨씬 더 높은 이자율을 부과하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게 전개됩니다. 이는 인도 중앙은행의 금리를 높게 유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인도 경제의 성장률(일반적으로 미국 성장률의 2~3배), 인도의 인플레이션율(일반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보다 높음), 경제의 비효율성(채무 불이행률 또는 세수 손실 등) 등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자산에도 기회 비용이 듭니다. 자기 자본이라면, 회사에 투자하기로 선택함으로써 저축 계좌에서 받을 수 있는 이자나 주식 시장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투자자의 자기 자본인 경우 투자자에게 저축 계좌나 주식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약속해야 합니다. 부채와 자기자본의 비용을 더하면 총 자본 비용을 알 수 있습니다.

 

높은 자본 비용 외에도 인도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은, 부유한 국가보다 높습니다. 이는 대부분, 제도가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Sinha"가 하는 일은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건설하고 생산된 전기를 배전회사 또는 분배회사라고 불리는 전력망 운영자에게 공급하는 것입니다. 회사로서의 '"Renew Power"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를 소유하고 있지만, 그 회사의 고객은 인도의 국영 분배회사가 되고, 분배회사가 가정과 기업에 전기를 공급합니다.

 

인도의 분배회사는 보통, 도난 전력 및 농민 무료 전력 제공 규제 등의 문제로 인해 수익의 25%를 잃습니다.16 분배회사의 대차대조표에 가장 나쁜 것은, 연방 규정에 발표된 내용 중, 국영 기업이 손실을 보전할 목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금지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평균적으로 유통회사들은 ReNew에 대금 지급을 2~3개월 지연하게 됩니다. 결국 ReNew는 은행에 제 날짜에 이자를 지급할 수 있도록 현금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Sinha"는 현금 흐름이 끊길 경우 회사가 직면하게 될 위험을 인정합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ReNew에는 주정부 분배회사의 대금 지급 독촉을 전담하는 팀이 있습니다. 분배회사가 더 효과적으로 운영되었다면 ReNew는 굳이 추가 자본을 보유하거나 미수금 징수를 위해 팀을 고용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ReNew가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하거나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전달하여 재생 에너지 비용을 더 낮출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필자는 분배회사의 문제점을 직접 겪었습니다. 2019년에 저는 아버지의 환갑을 맞아 고향인 나시크에 갔었습니다. 축하와 더불어, 부모님의 집에 태양광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실현 가능하고 경제적인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대답은 '그렇다'였고, 에너지 요금이 급락하면서 10년 이내에 초기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패널의 수명은 25년으로, 10년 후에는 생산된 모든 전기를 사실상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많은 공급업체와 설치업체가 사업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면서 패널을 확보하고 설치하는 것도 그리 번거로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준비된 후에도 분배회사가 시스템을 전력망에 연결하는 데에 몇 달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 단계는 부모님이 사용하지 않고 남는 전력에 대해, 금전으로 보상 받기 위해 꼭 필요했습니다. 지붕 태양광 패널은 3월부터 시작되는 여름 더위에 맞춰, 2월 설치되었습니다. 3월부터 몇 달 동안은 에어컨을 사용해야 해서, 부모님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분배회사는 우기가 찾아오기 직전인 5월 말까지 신청을 승인하지 않아 냉방에 태양광 전력을 사용하지 못 상황이 되었습니다.

 

분배회사가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면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도의 국영 은행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탄 발전소에 투자한 막대한 양의 부실 채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소위 '부실 자산'으로 불리는 이 부채는 많은 국영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크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대출금 100루피당 12루피를 회수하지 못할 위험에 처한 인도 은행들이 있었습니다.17 몇 개의 대규모 채무 불이행이 도미노 효과를 일으켜 일부 은행이 완전히 도산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결과 재생 에너지 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자본 공급원이 경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Sinha"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기업가들은 늘 이런 걱정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09년과 2019년 사이에 태양광 발전 비용이 예상외로 빠르게 하락하여, 기존 대비 약 90% 하락 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인도의 지구상 위치(적도에 가까울수록 태양 광선이 직진하여 태양광 패널이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를 결합해 보면, 태양광 발전 최저 비용 세계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경우 기존 석탄 발전소의 전기보다 태양광 발전 비용이 훨씬 더 낮습니다. 2020년 6월에는 2,000MW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가격인 kWh당 2.36루피(31.40달러)에 전력 공급 입찰이 낙찰되기도 했습니다.18

 

*이후 태양광 발전 가격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팬데믹 이후 공급망 충격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잠시 상승하긴 했습니다.

 

농부 Srinivas는, 인도 정부가 자신의 땅을 임대 받은 것, "Sinha"의 기업가 정신, Goldman Sachs의 자본의 수혜자가 되는 동시에, 현대 태양전지를 세상에 선사한, 긴 혁신의 역사에 의한 수혜자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모든 기술, 특히 청정 에너지 기술을 확장하려면 정부, 과학자, 민간 기업, 기업가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각자가 그 과정에 참여하도록 개인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태양전지는 오늘날의 전형적인 기술처럼 느껴지지만, 그 역사는 거의 2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39년 프랑스 과학자 Edmond Becquerel은 전도성 용액 속의 두 금속이 빛에 노출되면 전기를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이 아이디어를 사용하기 위해 누더기로 개선하는 작업도 막지 못했습니다. 1883년 미국의 발명가 Charles Fritts는 셀레늄 원소를 사용한 작동하는 태양광 패널을 최초로 개발하여 뉴욕의 지붕에 설치했습니다.

 

태양열 발전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는 데는 천재 과학자 Albert Einstein이 필요했습니다. 1905년 그는 광전 효과라고 부르는 현상을 설명했는데, 광자라고 불리는 작은 빛 입자에, 특정 원소의 외부 전자 껍질(오비탈)에서, 자유 전자를 떼어낼 수준의 에너지가 들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금속 표면에 충분한 에너지의 광자를 던지면, 전력을 구성하는 충분한 자유 전자를 금속원소 밖으로 방출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을 설명한 아인슈타인의 논문은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러한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기업들은 태양전지로 구성된 태양광 패널이 시장성 있는 제품이 될 수 있는지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1935년 미국 Westinghouse는 태양광 패널이 상업적으로 실용적인 제품이 되려면 태양광 패널에 떨어지는 빛 에너지의 약 25%를 전기로 변환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시 셀레늄 태양전지의 효율은 0.5%에 불과했습니다.

 

그 다음 중요한 돌파구는 1950년대에 뉴저지에 있는 선구적인 연구 기관으로 레이저, 트랜지스터, 휴대폰을 세상에 내놓은 벨(Bell)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반도체 마이크로칩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재료를 태양 전지판 제작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이 만든 실리콘 기반 셀의 효율은 6% 수준이었습니다.

 

1954년 뉴욕타임스는 '모래 성분을 이용한 배터리로 태양의 광대한 힘을 활용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19 이 발명은 '인류의 가장 소중한 꿈 중 하나인 태양의 거의 무한한 에너지를 문명의 용도로 활용하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것일 수 있습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소비되거나 파괴되는 것이 없고 움직이는 부품이 없기 때문에 태양전지는, 이론상 무한정 지속될 수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이야기는 몇 가지 사실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 혁신은 결코 '배터리'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패널은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반면 배터리는 저장된 전력만 제공하기 때문에 태양전지가 아닌 태양광 패널이라고 부릅니다. 비록 태양광 패널의 기본 현상을 명확히 파악하고, 잠재력을 파악하는데에는 그 때부터 50년이 더 걸렸지만,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실리콘은 지각에서 산소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원소입니다. 실제로 이 두 원소가 결합하면 이산화규소 또는 실리카가 되는데, 이것이 모래의 주성분입니다.

 

아인슈타인이 빛 입자가 특정 물질에서 전자를 떼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상업용 태양 전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만큼 쉽게 전자를 분리 해 낼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아니었습니다. 벨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실리콘 광전지(PhotoVoltaic) 셀에서 전자의 이동을 조금 더 쉽게 만들기 위해 재료를 변경할 필요를 제기 했습니다.

 

PV 전지는 두 가지 유형의 실리콘으로 구성됩니다. N형 실리콘은 실리콘의 가장 바깥쪽 껍질에 전자가 하나 더 있는 원소인 인 또는 비소를 실리콘에 소량 섞어서 만듭니다. 그러면 이 층은 전자가 과잉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반대로 p형 실리콘은 가장 바깥쪽 껍질에 전자가 3개인 붕소 또는 갈륨 원소를 극소량 사용하여 만듭니다. 따라서 전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구멍' 또는 공간이 많이 생깁니다.

 

태양전지는 n형 실리콘과 p형 실리콘을 층층이 쌓아 올리면 형성됩니다. n형에는 과잉 전자가, p형에는 결핍된 전자가 있기 때문에 층을 쌓으면 그 사이에 전기장이 형성되는 접합부가 생깁니다. 이 전기장은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전달합니다. 광자를 n형 층에 부딪히게 하면, 전자를 담고 있던 원자에서 전자를 밀어냅니다. 그러면, 전기장은 그 전자를 외부 케이블로 흐르게 해서 전력을 생성하고, 그 전자는 마지막에 p형 접합부의 공극과 만나게 됩니다.

 

따라서 태양 전지에서 움직이는 유일한 부품은 전자뿐입니다. 기계 부품은 사용 시 마모가 발생하지만 미립자는 거의 마찰 없이 움직입니다. 아무리 견고한 화학 구조라도 끊임없는 태양 광선 아래에서는 결국 부서지기 때문에, 뉴욕 타임즈가 주장한 것처럼 실리콘 태양광 전지의 수명이 무한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실리콘 태양광 패널은 수리 없이 수십 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태양광 패널에 대해 25년이라는 긴 보증 기간을 제시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이 기술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다중 접합 태양전지라고 불리는 여러 개의 P-N 접합을 가진 태양전지가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상업용 실리콘 PV의 효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20 2020년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의 과학자들은 39.2%의 효율을 달성한 6접점 태양전지를 개발했습니다.21

 

실리콘 PV는 전 세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와 비슷하거나 더 고효율 패널을 생산하기 위해 다른 여러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갈륨 비소(GaAs) 태양 전지는 가장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인공위성이나 화성 탐사선과 같은 우주 분야에서만 사용합니다. 카드뮴 텔루라이드(CdTe) 태양 전지는 재료 사용량이 적고, 한때는 생산 비용이 저렴했지만 실리콘 PV만큼 효율이 높지는 않습니다. 가장 최근에 과학자들은 실리콘보다 가격이 낮은 "페로브스카이트"를 개발했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아직 실리콘을 따라잡지는 못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다른 청정 에너지 기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시기에 벨 연구소의 태양광 혁신이 이루어졌습니다. 1950년대 평화를 위한 원자 프로그램(Atoms for Peace) 당시 미국 정부의 연간 원자력 연구비는 10억 달러가 넘었지만, 태양광은 고작 10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1960년대에 태양광은 우주 프로그램이 성장하면서 온보드 배터리나 연료로 며칠 또는 몇 달 이상 작동할 방법을 찾지 못했던 인공위성에 전력을 공급하는 틈새 고객을 찾았습니다. 이는 곧 투자가 수백만 달러로 증가하여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었다는 뜻입니다.

 

1970년대는 석유 산업이 어려움을 겪은 시기였습니다. 경제성 있는 새 유정을 찾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졌고, 시장 전문가들은 석유가 고갈될 수 있다는 걱정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석유를 수출하는 아라비아만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 같은 국가에 석유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몇 달 만에 미국 주유소의 5분의 1에 휘발유가 동났고, 휘발유가 아직 있는 주유소의 가격은 폭등했습니다.22 이 충격으로 수입 석유 의존도를 걱정하는 미국 정부와 다른 에너지원으로 돈을 벌 방법을 찾던 미국 화석 연료 회사들이 태양광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Exxon, Mobil, Arco, Amoco를 비롯한 석유 및 휘발유 회사들은 태양광 전담 부서를 만들었습니다.23

 

그러나 석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였습니다. 1979년 이란 혁명은 석유 시장에 다시 한 번 압박을 가했고, 1980년대에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이 감소했습니다. 미국 석유 회사들은 가능한 모든 곳에서 비용을 절감하기 시작했고, 대체 에너지 연구 부서가 가장 먼저 문을 닫았습니다. 많은 기업이 태양광 포트폴리오를 단기 수익성에 더 집중하는 미국보다 조금 더 정치적으로 우호적인 유럽 석유 회사에 매각했습니다.

 

태평양 건너편에서는 에너지 빈국인 일본도 태양광 발전의 바톤을 이어받았습니다. 일본 정부는 1973년 석유 위기에 대응하여 '일조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1980년에는 대체 에너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24 정부는 전기와 석탄 사용에 대한 세금을 사용하여 연구 자금의 대부분을 조달했으며, 자국 기업들이 태양광 발전 상용화에 투자하도록 독려했습니다. 또한 1990년대에는 10,000개의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한 보조금 지원도 시작했습니다. 태양광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태양광 연구 자금은 꾸준히 유지되었고, 그 덕분에 Sanyo, Kyocera, Sharp는 2000년대 초에 세계적인 태양전지 생산업체가 될 수 있었습니다.25

 

독일도 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태양광 연구에 비슷한 관심을 보였지만, 태양광 보급에 대한 정부 지원은 2000년에 들어서야 대규모로 시작되었습니다.26 이 시기에 독일은 태양광 전력을 생산하여 전력망에 공급하는 모든 사람에게 프리미엄 가격을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27 이를 계기로 독일 기업들이 태양광 시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태양광에 대한 일본의 보조금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덕분에, 2010년까지 독일은 전 세계 태양광 보급의 절반을 담당했으며, Siemens와 QCells 같은 기업은 독일 경제 호황의 수혜를 입었습니다.28

 

마침내 그 바톤은 당시 세계의 공장이 되어 태양광 패널 제조 분야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던 중국으로 넘어갔습니다. 독일과 일본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정부의 지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의 대부분은 중국 내수 태양광 발전 보급을 위한 보조금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대신 중국은 해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 제조에 명시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했습니다.29 즉,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90%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보조금을 많이 지급하는 국가로 수출되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로 인해 많은 국가에서 태양광에 대한 정부 지원을 철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서방 경제에 비해 금융 위기를 훨씬 잘 극복했지만, 국제적인 태양광 패널 수요 감소로 인해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태양광 패널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JinkoSolar, Sun Tech, LONGi와 같은 스타를 탄생시킨 자국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은 재생에너지 발전업체에 대한 프리미엄 요금과 태양전지 제조업체에 대한 세금 환급 등 중국내 태양광 보급을 위한 보조금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그렇게 중국은 세계 최대의 태양광 패널 제조국이자 최대 시장이 되었습니다.

 

1954년 당시 벨 연구소는 태양광 발전 비용을 와트당 약 280달러로 책정했습니다.30 2020년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 비용은 와트당 약 0.20달러로 70년 동안 99.93% 하락했습니다.31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 용량이 두 배가 될 때마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태양광 학습률이라고 표현합니다. 현재 태양광 학습률은 약 20% 수준입니다. 실리콘 태양광 전지의 역사는 청정 에너지 기술에서 이러한 비용 하락을 달성하는 데 정부의 자금 지원과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2010년 인도 총리 Manmohan Singh이 이끄는 인도는 2022년까지 설치 태양광 용량을 20,000MW로 늘려 국가 전력의 약 2%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32 독일과 스페인이 이전에 재생에너지 발전업체에 제공하던 프리미엄을 종료할 때, 인도의 분배회사들은 프리미엄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Sinha"와 같은 사람들이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ReNew Power와 같은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실행을 통한 학습은 인도 기업들이 태양광 발전 비용을 상당히 빠르게 낮추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Narendra Modi가 총리로 취임한 2014년에는 태양광 패널 비용이 조금 과하게 낮아져서, 인도 정부의 새 지도자가 취임할 때, 2022년 목표를 100,000MW로 5배로 늘리기로 결정할 정도였습니다.33

 

팬데믹의 경제적 여파로 인도는 2022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한 해 동안 설치된 태양광 용량은 60,000MW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34 그래도 당초 목표였던 20,000MW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인도는 부유한 국가들처럼 재정적으로 풍족하거나 국제 원조 형태로 많은 돈을 받지 못했음에도 6만 메가와트를 넘겼습니다.

 

유럽이나 중국과 달리 인도 정부는 보조금을 오래 지속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재생 에너지 공급업체에 대한 프리미엄 전기 요금을 공식적으로 폐지했습니다. 하지만, 재생 에너지에 대한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역경매'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일반적인 예술품 경매에서는 최고가를 제시한 사람이 그림을 가져갈 때까지 구매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더 높은 금액을 입찰합니다. 역경매에서는 한 명의 구매자(인도 정부)와 다수의 판매자(재생에너지 개발업체)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에 대해 연속적으로 낮은 가격을 입찰하고, 가장 낮은 입찰가가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계약을 따내는 방식입니다. 계약을 따내기 위한 경쟁으로 인해 인도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비용을 더욱 낮추기 위해, 작업 및 공급망의 효율성을 개선해야 했습니다. 역경매 시스템은 태양광 발전 입찰가를 기록적으로 낮춘 것으로 인정받아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도 따라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인도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태양이 비치지 않거나 바람이 불지 않을 때에도 소비자에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정부는 "Renew Power"와 같은 회사와 협력하여 태양열 패널과 풍력 터빈을 모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태양이 비치지 않을 때 풍속이 최고조에 달하는 경우가 있음), 태양열 또는 풍력을 배터리와 결합하는 시스템, 태양열 또는 풍력이 사용할 수 없을 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석탄 발전소를 사용하는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재생 에너지 이니셔티브를 도입했습니다.

 

2020년에 인도 정부는 세계 최초로 24시간 재생 에너지 경매를 위한 입찰을 요청했고, '"Renew Power"가 낙찰 받았습니다.35 이 회사는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저장, 수력 프로젝트를 조합하여 하루 중 80% 시간 동안에 400MW의 무탄소 전력을 공급해야 합니다. 태양광과 풍력의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 이 회사는 입찰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400MW가 넘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블룸버그NEF의 계산에 따르면 한 가지 접근 방식은 풍력 500MW, 태양광 900MW, 배터리 1,600MWh를 건설하는 것입니다.36 좋은 소식은, 리뉴가 석탄 발전보다 저렴한 kWh당 2.9루피, 즉 MWh당 38달러로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37 이만큼 인도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인도 내 산업 부문은 거의 없으며, 이는 모두에게 윈윈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인도의 태양광 스토리는 "Srinivas"와 같은 농부들을 지원함으로써 기후 변화의 결과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빈곤층과 취약계층의 필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기후 정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Sinha"가 그랬던 것처럼 자본 비용이 높고 공공 기관이 취약한 신흥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기업가 정신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태양광 발전 비용을 저렴하게 만들어준, 가파른 학습 속도 같은 외부의 힘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기후 자본주의는 글로벌 청정 에너지 전환의 추진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사람, 정책, 기술의 조합이 얼마나 다양하게 많이 필요한지를 거듭 보여줍니다.

 

인도는 야심찬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여전히 극복해야 할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으로부터의 태양광 패널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인근 국경에서 양국이 분쟁 중인 국경에서 충돌했습니다. 이 분쟁은 인도에서 반중 정서를 불러 일으켰고, 인도 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거나 수입량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이런 일 때문에 청정 에너지 보급을 더욱 가속화해야 하는 인도에서 태양광 발전 비용이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해결책은 인도가 자체적으로 태양광 패널 제조 기지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Sinha"와 같은 기업가들이 다시 선두에 서게 되겠지만, 사실 이것은 위험한 투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에는 중국산 수입품과 가격 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인도 제조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중국산 패널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정부 지원에 의존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지원은 기업가들이 매몰된 자본을 회수할 수 있도록, 정부지원을 몇 년은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도에서 태양광 붐을 일으킨 정부와 업계의 협력은 다음 성장 단계에서도 꾸준히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인도의 태양광 미래는 밝습니다. 2021년 모디 총리는 인도의 태양광 목표를 2030년까지 280,000MW로 한 번 더 상향 조정했습니다.38 문서상으로만 보면, 이는 2020년 현재 영국이 설치한 재생 에너지 용량의 6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려면 필연적으로 "Sinha"와 "Srinivas"와 같은 더 많은 사람들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인도는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하여 기술 트렌드를 활용하고 증가하는 수요에 맞춰 청정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규칙을 마련하는 방법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의 부유한 국가들이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그리고 친환경 전기로 전환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는 반면에, 인도는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더 친환경적인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습니다.

 

인도의 태양광 발전은 다른 많은 개발도상국들에게 교훈이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교훈을 채택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개발도상국가들이 직면한 문제는 훨씬 심각합니다. 자본 비용(이자)이 높고 , 부패가 만연하며, 청정 에너지 확대를 위한 기업과 정부의 기술은 부족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같은 기구들이 글로벌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국가들이 더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시민과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하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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