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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불균형이 추진하는 RE100, EU Taxonomy - 세계 경제를 읽는 Leader

by 하악화학 2022.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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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대선 후보 4인 토론회에서, 나에게 가장 큰 웃음거리와 생각거리를 제공한 내용은, 바로 RE100과 EU taxonomy였다.

하루만이긴 하지만, 벌써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고, 그 중 부정적인 의견의 방향은
1. 물리적으로 달성 불가능하다. 따라서 중요하지 않다.
2. 우리나라 이슈가 아니다. 왜 외세에 휘둘리는가
3. 아는 척 하려고 꺼낸 이슈다.

이 이외에도 많겠지만, 더 정치적이거나 자극적인 말을 적으려는 생각은 없다.

다만,
RE100 : Renewable Energy 100% 또는 신재생에너지 100%
Taxonomy for Sustainable activities: 지속가능활동 분류 체계 (“EU Taxonomy”는 EU의 지속가능 분류 체계를 일컫는 대명사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1. 물리적으로 달성 불가하다는 말은 RE100에 많이 붙어서 나온다. 전력량 수요예측도 해서 보고,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자원이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아는 사람들에게는
Renewable Energy 사용은, 말도 안되는 얘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https://www.apple.com/newsroom/2016/09/apple-joins-re100-announces-supplier-clean-energy-pledges/

Apple joins RE100, announces supplier clean energy pledges

Apple joined RE100 today, reaffirming its commitment to reaching 100 percent renewable energy worldwide and into the manufacturing supply chain. 

www.apple.com

애플은 지난 2016년에, “공급망의 RE100”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약 6년간 공급망을 꾸준히(!) 갈구고 있다.
실제로 RE100달성 가능한 산업의 대체재들은 이미 교체가 진행 중이고, 일부만 진행하는 경우도, Roadmap이나 계획서 등을 제출하도록 종용(!) 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반도체의 고객 대응부서들은, 본인의 일도 아닌 RE100 때문에 Apple에 대응하느라 진땀 깨나 흘렸을 것이다.
한국의 RE100 달성 여부는 “국가 정책”에 달렸다. 국내의 전력거래는 “한국전력”을 통하지 않으면 불가하도록 만들어 둔 법 제도 덕분(?)이다.
개별기업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서 조달하기에는 스케일이 너무 크다. 물론 최근에 “녹색요금제”를 도입해서, Renewable Energy로 생산된 국내 총 전기에너지량을 - 요금제 가입 한 만큼 인정해 주는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하지만 국내 Renewable Energy 생산량은 얼마 안 돼서, 가격을 더 낸다고 해도 한 기업의 100% 만드는 것도 버거운 상태이다.

우리가 이러고 있는 동안, 대만의 TSMC는 세계최초의 RE100 선언 반도체 기업이 됐고, 풍력발전 1.2GW를 구매계약 했다. (물론 대만의 인증시스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삼성전자는 - 이 와중에 원가 따지는건지 국가가 지원 안한다는 핑계로 못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진행률은 더디다. (SK Hynix는 선언은 했고, PPA든 녹색요금제든 단계적으로 구매 할 계획이 서 있다.)

2. 왜 외세에 휘둘리는가? 우리나라 이슈도 아닌데-

간단하다. 현재의 산업은 “국내에 한정된” 산업이 거의 없다. 해외 산업에 의존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운명은, “해외의 요구사항”도 만족해 줘야 하는 운명이기도 하다.

애플도 Dell도, TSMC 도 RE100을 선언하고 나가는 마당에, 한국은 “국가의 지원이 없어서” 망설이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좋은 핑계라고 생각하겠지만, 매우 근시안 적 접근이다.) 우리는 이렇게 또 고객의 요구사항을 맞추지 못해서 대만 등의 경쟁국에 공급망을 뺏기는 사태를 지켜 봐야 할 수도 있다.

해외 이슈를 잘 살펴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운명이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오래 살아남지 못할 확률이 높다.
심지어 이미 그 추세가 들어서 버렸다.

https://www.kita.net/cmmrcInfo/cmmrcNews/cmmrcNews/cmmrcNewsDetail.do?pageIndex=1&nIndex=64066&sSiteid=2&searchReqType=detail&searchCondition=TITLE&searchStartDate=&searchEndDate=&categorySearch=&searchKeyword=

"대만, 최근 5년 성장세 지속시 2025년 1인당GDP 한국 추월"-무역뉴스

무역 관련 주요 국내 및 해외 뉴스, 최신 환율 전망 업데이트.

www.kita.net


3. 아는 척 하려고 꺼낸 이슈다-

구시대적 “매니저”의 시대에서는, 각 개별 구성원의 역량이 잘 발휘되도록 조율하고 -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매니저”의 역할이었다.
그 이전의 “왕권”시대에는, 왕이 시키는 것만 했기 때문에, 개별 역량을 발휘하는 게 “왕이 원하는 방향” 이었어야 했다.

위 두 가지 체계의 단점은, “급하고 중요한 것만 하는 행동” 이다. 중요한 것만 챙기면, “소중하지만 급하지 않은” 것들은 항상 뒷전으로 밀린다. 덕분에 “소중한 것을 잃는” 결과를
종종 보게 되었다.

그래서 “리더”의 시대가 왔다. “급하고 중요한 것만 하는” 구성원들에게, “급하지는 않지만 소중한 것들”을 챙겨 주는 누군가가 필요했고,
그 “소중한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리더” 되시겠다. “리더”는 누군가의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같이 달리는 도로의 앞에서 “Lead”한다.
앞을 달리는 “Leader”가 갖춰야 할 소양은 “네비게이션” 이다. 목적지에 따라 방향을 읽고, 그 목적지 방향의 세부사항을 전달 해 주며, 큰 그림 중 어느 위치쯤에 와 있는지 확인하고 얼만큼 가면 목적지가 있는지 꾸준히 알려준다. 목적지로 가는 구성원에 채찍질을 하지 않으면서도 자발적으로 목적지에 같이 도착하도록 설명하고 유도 하는 역할이 “Leader”이다.

현재의 “Director”나 “Manager”가 이런 역할을 얼마나 못해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들은 그들의 역할이 “큰 그림을 보는것”이라고 생각하고, 사로잡혀서, 세부의 어려움 따위는 구성원이 알아서 풀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덕분에 개별 구성원은 “하지 않아도 될 개고생”을 겪고 조직에 회의감을 느낀다.

Director와 Manager가 세부사항의 어려움을 모른 체 하는 동안, Leader는 어딘가에 있을 병목이나 일방통행을 미리 알려준다. 목적지는 동남쪽 이지만, 지금의 일방통행 도로에선 북쪽으로 가야 한다는 설명을 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Leader는 “구성원”과 “Director”의 언어를 모두 습득해야 한다. (모두 알아야 한다.) 무엇 하나 모르는 리더가 오면, 에너지 소모가 올라가고, 효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더 많이 아는 사람이 Leader”의 후보가 되는 게 유리하다.
그래서 - 아는 척이라도 하는 Leader를 까 내리지는 말자 (아예 모르면 까 내려도 된다.)

https://mindsetshift.co.uk/a-manager-is-a-map-a-leader-is-satellite-navigation/

(Manager를 종이 지도라고 하면, Leader는 폰네비 쯤 된다는 글)


——
RE100을 시장이 추진 하는 이유가
“기후변화 대응” 이던,
“시장 내 갑질” 이던,
“공급망 장악” 이던 중요하지 않다.

이미 세계의 힘은 불균형하며, 계속 잘 살기 위해, 이 불균형을 “잘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지한 상태에서 뒤통수 맞는 것 보다는
미리 알고 예측 가능성이 있는 영역으로 끌고 들어오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러려면 RE100이던, Taxonomy던 상황을 알아야 하는 것 아닐까?
——
Fin.
*****
번외-
RE100 읽는법 검색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영국에선 R E one hundred (알 이 원 헌드레드) 또는 re one hundred (리 원 헌드레드) 라고 부르고
한국에선 [알 이 백] 이라고 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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