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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안전/화학 물질 상식

[옮김] 슬라임 (액체괴물) 유해성 뉴스. 오해-진실-의견

by 하악화학 2019.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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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네이버 블로그에 쓴 글을 옮긴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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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이다 장난감!, 공룡이다 공룡!

우선, 실험을 직접 하지 않은자 로서, 굳이 오해-진실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자 하는 이유는, 기사가 조금 과하게 압축하느라 정확한 내용을 건너 뛰었기 때문에 약간의 왜곡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왜곡이 있다고 해서, 유해한 성분이 무해하게 돌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정확히 이해"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 정리의 필요성을 느꼈다.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9010300012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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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슬라임 - 흔히 "액체괴물" "바닥풍선" "먹깨비" "아이클레이" 등의 이름 으로도 불리는 이 묘한 액체같은 고체는, 상당히 특이한 형상 때문에 꽤나 유니크한 장난감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원래는 꽤나 투명한 장난감인데, 색상이 들어가면서 여러 형태의 제품이 개발되었다.

이런 장난감류의 성분을 유럽에서는 별도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2. 추정되는 성분,

알려지기로는 물에 녹인 PVA (Polyvinylalcohol)을 Sodium borate 또는 Boric acid와 반응시켜서 만든다고 한다. PVA 농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PVA를 물 가두는 성분으로 사용하는 듯 하다.

http://www.madehow.com/Volume-6/Slime.html

여기에 첨가제 몇 가지를 섞어서 색상을 내거나, 점도를 조절하거나 반짝이는 느낌을 들게 한다.

여러 물질을 섞다 보니, 안정성이 떨어지는 원료는 보존제도 들어있다. 아마도 CMIT/MIT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있을 확률도 있어 보인다는거다.

첨가제 성분을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특히나 영세업체나 중국에서 만들어 오는거라면 더더욱 뭘 넣는지 알 수 없다.

3. 위생

슬라임으로 잘 놀고 나면, 손에 있던 세균이나 또다른 물질들이 슬라임에 옮겨 붙게 된다. 병원균 등이 슬라임 표면에서 잘 살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바이러스라면 얘기가 좀 다를 수도 있겠다. 잘 만든 슬라임은 "중성" 이라고 하니, 바이러스가 존재하고 이동하는 데 지장을 주지는 않을 듯 하다. 반대로 중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산 또는 염기" 상태라면, 위생문제보다는 화학적인 피부 자극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아야 겠다.

4. 종합

1) Boric acid 또는 Sodium borate (붕산, 보랙스 등등)

몇 가지 의견이 분분한 스터디 결과들이 있지만, 대체로 붕산은 "남성 독성" 이라고 판단이 가능하다. 노출 농도에 따라 정자의 수가 감소한다는 통계의 논문이 많다.

그 중 하나

https://medcraveonline.com/MOJT/MOJT-03-00053.pdf

시험결과나 논문마다 NOAEL (No Observed Adversed effect level) 값이 약간씩 달라서, 실험 control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이나, 결과의 방향은 변함이 없다.

(붕소 화합물이라고 칭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다른 붕소 화합물은 독성이 아예 다르다.

eg. Boron nitride는 호흡기 자극성이 있지만, 생식독성이 있다는 연구는 없다.)

Boric acid (산성)를 쓰다 보니, 반응 전에 중화 시키는 물질을 첨가하기도 한다. 주로 "소다"를 넣는다. 아마도 Sodium bicarbonate (베이킹소다) 등을 많이 쓸 것 같은데 - 중화가 다 일어나지 않으면 곤란하니, 베이킹 소다를 조금 더 넣어서 약염기 상태로 시판하지 않을까 싶다.

베이킹소다도, 염기성이었어-

2) CMIT/MIT

가습기살균제 사고의 원인은 "호흡기로 흡수된 물질" 로 결론이 났었다. CMIT/MIT는 치약에도 쓰이는 보존제다. 무작정 쓰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 물질이 아니라는 뜻이다. 가습기에서 나온 미스트를 호흡할 때의 독성이, 잇솔질 하다가 먹게되는 치약의 독성보다 강하다. 그러니까 CMIT/MIT는 "호흡기 독성" 물질이다. 액체괴물에 있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3) 유럽 Toy regulation

기사에 나온 내용 중, 붕소화합물의 "함량규제"라는 얘기를 보고 사실 깜짝 놀랐다. 성분을 규제해도 Risk assessment를 해 보고, 실제 노출될 우려를 반영하는게 유럽 규제의 트렌드인데, 달랑 함량만 규제 했다는게 믿기지 않아서- 혹시 규제가 오래됐나 싶어서 찾아 봤다.

https://eur-lex.europa.eu/legal-content/EN/TXT/PDF/?uri=CELEX:02009L0048-20171124&from=EN

아마도 분석기관이나 연구기관에서는 아래 내용을 본 것 같다.

아래 그림 13번을 친절하게 해석 해 보자면 이렇다.

" 3,4,5번항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 완구 또는 완구의 성분은 아래 [Migration limit]을 넘지 말아야 한다"

이게 뭔소리냐면,

Boron 성분이 "Migration" 된다면, 그 농도를 300 (Boron)mg/(제품)kg 미만으로 만들라는 뜻이다.

유럽 Toy 규제는 아마도 대체로 Boron (붕소) 성분이 장난감에서 아이들 손으로 옮겨왔을 때 - 노출 경로와 허용섭취량 등을 이미 고려해서, "함량" 이 아니고 "Migration limit"을 점검하도록 했다.

=> 그래, 이래야 유럽 규제 답지.

여기서 큰 문제가 하나 있는데;

위 해석 문장 중 " 3,4,5번항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 라고 했다.

3번을 보자.

"1번항 두 번째 문단에서 제한한 것 이외에, 유럽 CLP 규제 (EC 1272/2008)에 의해 발암성 이나 변이원성, 생식독성 (CMR) 분류가 1A, 1B, 2 인 물질은 완구나 완구 성분 또는 완구의 미세부품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그럼 유럽에서 이 물질이 발암성, 변이원성, 생식독성으로 분류되는지 봐야 되겠다. 그 분류가 1A, 1B, 2 에 들어오는지도 봐야 되겠지.

추정되는 성분에서,

Boric acid

https://echa.europa.eu/information-on-chemicals/cl-inventory-database/-/discli/details/78377

자그마치 생식독성 1B 되시겠다. 독성의 발현이 별도로 표시되어 있는데;(H360FD라고도 한다)

1. May damage fertility : 생식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2. May damage the unborn child : 태중의 아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Sodium borate도 마찬가지.

https://echa.europa.eu/information-on-chemicals/cl-inventory-database/-/discli/details/85475

Borax는 아직 CLP 분류 harmonization이 끝나지는 않았다.

그래서, "Toy 사용 금지 물질" 이 되어야 했을 수도 있다.

(물론 반박의 여지가 있다.

1. Boric acid는 5.5%, Sodium borate 계열 물질들은 4.5~8.5% 함량이 넘는 경우에 생식독성 1B로 분류하도록 쓰여 있다.

2. 다른 Boron 화합물을 쓰고 있을 수도 있다.)

5. 의견

개인적으로, 아래 이유로 액체괴물(슬라임) 사용은 권하고 싶지 않다.

1) 약염기성 이라도 장시간 만지면 피부에 좋지 않다.

2) 미량이긴 하지만, 색상을 내기 위한 첨가제가 뭔지 알 수 없다. (영세업체나 중국산이라면...)

3) 그럴 일은 없겠지만, 슬라임 냄새를 자주 맡으면 CMIT/MIT가 미량 호흡기로 유입될 수 있다.

4) 위생상태가 좋지 않다면, 바이러스 보관소가 될 수 있다.

5) 생식독성 가능성이 존재한다. (남자 위주로)

-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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