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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안전/화학 물질 상식

Product Stewardship. 무책임 제품에 반대한다(1)

by 하악화학 201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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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팔았으나, 책임은 없다.

 

Product stewardship manager라는 타이틀을 가진 지가 벌써 10년이 된다. 그런데, 그 의미를 명쾌하게 설명해 주거나, 정리해 준 사람이 아직 없었다. 네이티브는 네이티브이니까, 유럽 사람은 그냥 있던 단어이니까-

 

한글로 직역하면 "제품 관리 관리자"처럼 된다.

이상하다? Stewardship도 관리이고, Manage도 관리인데?

무엇이 다르길래 저 이름이 따로 있는 걸까?

 

유사한 이름으로 "Product manager"가 있다.

그럼 또 둘은 뭐가 다른 걸까?

일일이 설명하기 전에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외국기업이 동아시아 기업과 다른 면 중 하나인 "직급과 직책의 분리"를 엄격하게 생각해 달라는 점이다. 이 브런치에서 쓰게 될 "관리"라는 단어는 "리더십 관점의 관리"가 아닐 확률이 높다. 매 번 짚어 줄 생각이 있긴 하지만, 가끔 친절하지 않을 때에도 - 독자의 오해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 본다.

Photo by Markus Spiske on Unsplash

 

제품을 파는 회사의 구성원(종업원이라는 말은 쓰지 말자)의 입장에서, 가장 골치 아픈 일은, 내 제품을 가지고 고객이 "사고"를 당했을 때이다. 휴대전화를 쓰다가 불이 난다던가, 가습기 살균제를 썼는데 사람이 죽는다던가 하는 일. 최근에 벌어지는 이런 "제품 때문에 벌어지는 사고"는, "회사"와 "개인"의 관점이 달라진다. 회사는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이 "내 잘못"이라고 확인되어야 보상해주겠다고 하고, "개인"은 "회사가 판 제품을 사용하다가 벌어진 사고"인데, 회사가 "내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자세가 무책임해 보인다. 이 경우, 기묘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휴대전화 제조업체 직원 모 씨의 자사 전화에서 불이 나거나,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구성원 모 님이 폐손상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기묘하다. 내가 만들었으나 내가 책임지지 못하고, 나는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나한테 보상 해 주지 못하는 입장이 되는 거다. 유럽의 경우는, 자기가 다니는 회사라도 고소하는 문화이지만, 미국이나 동아시아 국가는, 고소를 상상하기 힘들다. 직업 안정성이 저 멀리 날아가 버릴 수 있기 때문에-

 

 

 

Photo by Pixabay

 

누군가는 이런 게 "품질보증"의 업무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친환경 담당자" 업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잘 보면, 휴대전화라는 제품의 품질은 "통화 품질" 정도이고, 화재 원인인 "배터리"는 "공급자 품질"이며, 공급자가 "스펙만 맞춰 주겠다"라고 하면, 화재 안정성에 대한 스펙을 품질로 고려하지 못했을 때에는 "품질 보증" 역할이 아니다. 단순한 문장으로 바꿔 보면, 가습기 살균제의 품질은 "가습기 내 균을 죽이는" 것이라서, "폐손상"을 예측하고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은 "품질 보증"의 역할이 아니다.

"친환경 담당자"의 역할은 더더욱 아니다. "친환경"이란 "제품의 환경 영향성 중,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영향을 최대화해서, 제품의 "친환경 인증"을 받는 게 목표다.

 

그러면 우리가 아는 한,

제품은 팔았으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더라.

 

 

이 상황으로부터 Product Stewardship의 이해를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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